코로나19 사태는 건설현장에도 변신을 강요했다. 비대면 상황에 대처하는 기술을 도입하는 속도가 빨라졌다. 건설사들은 드론, 로봇을 활용해 현장 상황을 파악하는 기술을 경쟁적으로 내세운다.
변화 물결은 중대재해처벌법 국면으로도 이어졌다. 현장의 안전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자, 건설사들은 안전관리 기술 개발에 열을 올렸다. 사물인터넷(IoT), 첨단 정보통신기술(ICT), 로봇, 드론 등 ‘스마트건설기술’이 급속하게 건설현장에 스며드는 배경이다.
하지만 한국은 여전히 스마트건설기술 개발에서 더디다는 비판도 있다. 전문인력 양성과 기술개발은 공통 과제이지만, 특히 중견·중소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공사 중 붕괴사고 발생을 막기 위해 현장 가설구조물과 지반 상태를 실시간으로 통합관리하는 자동계측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해 현장에 적용하기로 했다. 가설구조물 안전사고는 건설현장 안전사고의 40%에 이른다. 주변 도로와 건물, 인명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다. 현재는 일주일에 두번 꼴로 일일이 확인해 데이터를 분석해야 한다.
현대건설이 개발한 스마트 자동계측 모니터링 시스템은 이런 어려움을 줄여줄 전망이다. 현장에 설치된 자동계측 센서와 클라우드 기반 시스템으로 가설구조물 안전성을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은 현대건설에서 운영 중인 IoT 현장 안전관리 시스템 ‘HIoS’와 연동돼 있다. 자동으로 데이타를 받아 분석한다.
이처럼 수작업, 재래식 공법에 의존하던 건설현장은 변하는 중이다. 로봇 기술도 조금씩 적용되고 있다. 로봇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은 국내 건설현장에서 연구·적용이 한창이다. GS건설은 지난해 7월 국내 건설사 최초로 스팟의 건설현장 도입 실증시험에 성공했다. 롯데건설은 벤처기업 컨워스와 함께 스팟을 활용한 건설현장 데이터 플랫폼 연구에 들어갔다.
최근에는 안전관리에 초점을 맞춘 기술 개발이 물살을 타고 있다. 스마트건설기술은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주목받았고,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비대면 기술 개발 필요성이 더해졌다. 올해부터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노동자 안전관리에 도움을 줄 수단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스마트건설기술 도입은 더디다. 해외 기업과 비교하면 초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기술을 개발해도 완전 적용까지는 갈 길이 멀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현장의 고령 노동자들은 새로운 기술을 따라오기 어려워하는 사례가 많다”고 전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지난달에 114명(발주자 52명, 대형 건설업체 직원 62명)을 대상으로 스마트건설기술 사용 여부를 설문했더니, ‘약간 사용되고 있다’는 답은 35.3%였다. ‘매우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는 응답은 7%에 그쳤고 ‘보통이다’는 28.9%, ‘거의 사용되고 있지 않다’는 27.9%를 차지했다.
전문인력 양성과 기술개발이 어려운 중견·중소 건설업체는 스마트건설기술 활용에서 더 소외될 수밖에 없다. 최은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자본·인력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토교통부에서 2018년에 스마트건설기술 관련 로드맵을 내놨지만, 전문인력 육성을 위한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6451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