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이하 20년새 '3분의 1토막'
국토부, 인력관리시스템 등 정비
[대한경제=이재현 기자]정부가 건설산업의 미래이자 경쟁력인 건설기술인 확보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선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가 가팔라지는 상황에서 건설업 기피현상이 지속되고 미약한 인력관리 방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청년층의 유입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어서다.
정부는 건설기술인 중장기 수급현황과 관리상의 문제점 등을 면밀히 분석해 혁신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18일 관계기관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미래건설산업을 이끌어갈 건설기술인 확보를 위한 정책 마련에 착수했다.
중장기적인 건설기술인 수급현황을 분석하고 주로 청년 건설기술인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토부가 가장 눈여겨보는 것은 건설기술인 관리시스템으로 파악된다. 여타 업종과 비교해 인력관리 시스템이 미약하다는 판단이다.
민간 건설사에서는 자체적으로 선진화된 교육 등 인력관리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지만, 국가적인 인력관리 시스템은 보수적이고 노후화돼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국토부는 보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청년층이 좋아할 만한 인력관리 시스템부터 갖춰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건설기술인에게 교육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충분히 제공하고 청년층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실 청년층의 인력 이탈은 건설업뿐만 아니라 모든 업종이 겪는 심각한 문제다. 저출산으로 사망자 수가 출생자 수보다 많아지면서 인구가 자연 감소하는 데드크로스 현상은 이미 시작됐다.
이에 더해 건설업은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하면서 청년층 인력 감소가 더욱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건설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다.
건설공사 현장의 열악한 근무여건과 높은 업무강도 등으로 건설업은 이른바 3D(힘든ㆍDifficult, 지저분한ㆍDirty, 위험한ㆍDangerous) 업종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이런 이유 등으로 청년층 건설기술인 부족 현상은 수치로도 드러난다.
한국건설기술인협회가 2001년부터 2021년까지 건설기술인의 연령별 추이를 분석한 결과 2001년에 협회에 등록한 30대 이하 인력은 12만8151명에 달했다.
그러나 10년 후인 2011년엔 6만939명으로 절반 정도 줄었다. 2021년엔 4만5958명에 그쳤다. 건설산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31∼50대 인력도 마찬가지다. 2001년엔 21만7418명이었고, 2011년에 46만5583명으로 정점을 이뤘으나 2021년에는 37만6967명으로 감소하기 시작했다.
20대는 더욱 심각하다.
한국건설인정책연구원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0년까지 20년간 20대 인구가 13% 감소하는 동안 20대 건설기술인은 75%나 급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낮은 경쟁력으로 인식돼 건설업 기피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건설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어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작업을 통해 건설기술인 수급현황을 분석하고 인력관리 등에 대한 혁신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건설업계도 정부가 하루빨리 청년층 유입을 위해 국가적 측면의 인력관리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청년 건설인의 역량 향상과 교육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정부차원의 교육훈련 활성화 등의 시스템이 절실하다는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구감소 사회에 진입하면서 건설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건설기술인 양성은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며 “4차 산업혁명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청년층의 호응을 얻을 수 있는 인력관리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재현 기자
출처:대한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