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각) 미 샌디에이고 퀄컴 본사에서 열린 5G서밋 행사에서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가
키노트 연설을 하고 있다. /퀄컴 유튜브 캡처
세계 최대 스마트폰 AP(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 반도체 회사인 퀄컴이 스마트폰을 넘어 AI(인공지능) 로봇과 메타버스를 노리고 있다.
10일(현지시각) 퀄컴은 미 샌디에이고 본사에서 5G서밋 행사를 개최하고, AI 로봇용 플랫폼인 ‘퀄컴 로보틱스 RB6′와 세계 최초 자율주행 로봇 참조 디자인인 ‘퀄컴 RB5 AMR 레퍼런스 디자인’을 공개했다. 모든 사물이 연결되는 미래에 5G(5세대 이동통신) 기술을 바탕으로 로봇부터 자율주행차, 메타버스까지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겠다는 선언이다.
이날 퀄컴5G서밋 키노트 연설에서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는 “클라우드(가상서버)와 더 나은 접근성을 제공하는 전파인 밀리미터파를 통해 모든 것이 더욱 연결될 것”이라며 “한계가 없는 엄청난 기회가 넘친다”고 했다.
◇5G 타고 스마트폰 너머를 본다
퀄컴은 자사의 5G 칩 기능과 인공지능 엔진을 결합해 보다 생산적이고, 지능적이며, 발전된 로봇 개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한 로보틱스 RB6 플랫폼과 RB5 AMR 참조 설계를 통해 배달로봇, 공장용 자동 제조 로봇, 협동 로봇, UAM(도심항공기), 산업용 드론 등의 제조와 운영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배달 로봇의 자율성을 높여 이동 효율성을 최대화하고, 자율주행차를 효과적으로 운행·관리하며, UAM 운영을 위한 실시간 데이터와 통찰력을 제공하는 식이다. 퀄컴은 “여러 산업 현장에서 다양한 로봇을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을 지원할 것”이라며 “물류·의료·소매·창고·농업·건설·유틸리티 등 모든 분야가 포함될 수 있다”고 했다.
퀄컴이 10일(현지시각) 공개한 로보틱스 RB6 플랫폼. /퀄컴
이를 위해 퀄컴은 마이크로소프트, 에이디링크, 아카샤 이미징, 삼성전자, 네이버랩스 등 다양한 기업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구현하려는 서비스에 퀄컴이 맞춤형 플랫폼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데브 싱그 퀄컴 자율로봇공학 및 드론, 지능형 머신 책임자 겸 이사는 “퀄컴의 기술은 모든 산업에 적용될 최첨단 로봇 분야의 두뇌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메타버스, VR에도 진출하는 퀄컴
퀄컴이 로봇 분야에만 진출하는 건 아니다. 퀄컴은 증강현실 기술에도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지난 8일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는 야후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메타버스는 진짜이며, 매우 큰 기회가 될 것”이라며 “퀄컴은 10년 전부터 물리적 공간과 디지털 공간을 통합하는 기술에 투자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시장에 나온 VR·AR(가상·증강현실) 기기 중 40여개에 퀄컴 칩이 들어간다. 메타의 VR기기인 메타퀘스트2에는 퀄컴의 XR(확장현실) 전용칩이 탑재된다. 이날 5G서밋에서도 아몬 CEO는 ‘메타버스로 가는 당신의 티켓’이라는 문구를 행사장 대형 화면에 띄웠다. 메타버스로 가려면 기기가 필요하고, 이 기기엔 수많은 데이터와 그래픽을 처리하고 끊기지 않는 무선 연결이 되는 칩이 탑재돼야 하는데 퀄컴이 이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퀄컴은 지난 3월 틱톡의 모회사인 중국 바이트댄스와 손을 잡고 확장현실 기술 공동 개발을 하기로 했다. 지난 1월엔 마이크로소프트와 스마트글래스 등 AR 기기에 탑재할 AR칩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한편 퀄컴은 이날 행사에서 세계 최초로 5G 단독모드 밀리미터파 연결을 지원하는 통신칩인 ‘스냅드래곤 X70 5G 모뎀-RF’를 공개했다. 6GHz 이하 대역에서 더 빠른 속도와 초저지연을 지원한다.
김성민 기자
출처: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