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세스 플로어 시공 로봇(제공 삼성물산)
[e대한경제=김희용 기자] 건설현장의 지상과제는 더이상 수익성이 아닌 사고 줄이기가 됐다. 건설사마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인력 및 조직확충과 함께 다양한 기술ㆍ장비 등에 투자하며 위험요인 제거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기점으로, 수익성만 쫓던 과거에 벗어나 스마트 기술과 탈현장화(OSC=Off-Site Construction)를 통해 ‘안전한 미래성장동력’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건설업계는 이미 스마트 신기술을 활용한 안전 확보에 나서고 있다. 삼성물산은 대표적인 고위험 작업인 내화뿜칠을 로봇이 대체하는 기술을 개발해 국내 첫 현장 적용했다고 밝혔다. 내화뿜칠은 철골기둥이나 보에 내화재를 덧칠하는 작업으로, 유독물질 노출이나 고소작업 중 추락사고 위험이 있는데, 이를 로봇에게 맡긴 것이다. 삼성물산은 통상 6m 이상 높은 곳에서 수행했던 액세스 플로어 시공도 로봇을 활용하고 있다. 또 철근콘크리트 기둥에 구멍을 뚫는 드릴링이나 용접 등 여타 고위업 작업도 로봇이 대체하는 기술을 조만간 선보일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무인드론과 스마트글래스를 연계해 건설현장을 실시간 관리하는 플랫폼을 개발했다. 360도 카메라와 CCTV 등 다양한 스마트 기기로 현장 안전을 모니터링하는 플랫폼이다. 무인드론은 사전설정 비행경로를 따라 자율비행하며 스마트글래스는 현장 근무자와 본사 관계자에게 실시간 화면을 제공하고 화상회의도 진행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신속한 안전조치와 효율적인 업무수행을 지원한다. 지자체 등 발주자도 안전을 위한 스마트기술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서울시는 최근 건설현장의 위험상황을 인공지능(AI)이 실시간 관제하는 ‘인공지능 기반 건축공사장 위험요소 관제 솔루션’을 도입, 중소규모 50개 민간현장에 시범 적용했다. 이는 AI가 현장 곳곳에 설치된 CCTV를 통해 실시간으로 위험 상황을 감지하는데, 작업자가 쓰러진다거나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으면 곧바로 안전관리자 및 작업자 등에 통보된다. 탈현장화(OSC)도 확산하고 있다. OSC는 공장 등 외부에서 건축 부재를 사전 제작해 현장에서는 설치, 조립만 하는 방식이다. 미국 카테라(Katerra), 캐나다 랜드마크 빌딩 솔루션(Landmark Building Solution) 등이 선두주자다. 이들 회사는 OSC방식으로 노동력 약 70%를 절감하고 공기도 절반으로 줄였다. 인력과 작업시간이 줄면서 안전사고 발생률도 낮췄다. 최석인 건설산업연구원 산업정책연구실장은 “안전사고 저감 및 예방을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안전관리 고도화가 최우선”이라며 “더 늦기전에 4차 산업혁명 기술을 기반으로 안전관리의 고도화를 유도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희용기자 hyong@dnews.co.kr 출처: e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