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메타버스(확장 가상세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건설사들이 늘고 있다. 특히 건설사들이 메타버스 핵심기술인 가상현실(VR), 건축정보모델링(BIM), AI 등을 도입하면서 디지털 전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동부건설은 '메타버스'를 활용한 실시간 의사결정 플랫폼 '메타동부(Meta-Dongbu)'를 구축했다. 의사결정 간소화를 통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현 트렌드에 발맞춰 조직 내 MZ세대 직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으로 기업 문화를 쇄신한다는 취지다.
메타버스란 가상과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 우주 등 현실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VR과 증강현실(AR)을 바탕으로 현실에서 일어나는 사회·경제·문화 활동 등이 이뤄지는 3차원의 가상세계를 말한다.
특히 건설사들은 메타버스를 안전교육 콘텐츠나 온라인 견본주택, 기업 캠페인, 신입사원 입문 교육 등에 도입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복합단지개발, 스마트도시 등 분야에서도 메타버스기술과 플랫폼을 접목하려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
동부건설은 지난달부터는 메타동부 내에서 시범적으로 현장 가상오피스도 오픈해 운영 중이다. 현장 가상오피스에서는 현장과 본사 간 신속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간소하고 수월한 의사결정 및 더욱 효율적인 인력 운용, 기술정보교류 인프라 구축 등의 다양한 효과가 예상된다.
동부건설 측은 "메타동부는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한 경영 효율성 증대, 사내 조직문화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대내외 소통의 창으로 더욱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최근 가상체험 견본주택인 '메타갤러리'를 수원 '영통 푸르지오 트레센츠' 단지에서 처음 선보였다.
대우건설이 개발한 메타갤러리는 기존 메타버스 견본주택과 달리 1인칭 시점에서 사용자가 가상공간을 직접 돌아다니며 둘러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예컨대 기존 사이버 견본주택의 경우 건설사가 지정해 놓은 특정 지점에서 주택을 둘러볼 수 있게 구현됐다면 메타갤러리는 게임처럼 직접 공간을 돌아다닐 수 있도록 게임개발용 유니티 엔진과 3차원 BIM 모델을 활용했다. BIM은 자재, 공정, 공사비 등 모든 건축물 정보를 디지털화해 통합관리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뿐만 아니라 실제 견본주택의 사진을 활용하지 않고, 메타버스 공간에 처음부터 주택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3차원 BIM 모델을 비대면 견본주택에 적용한 것은 대우건설이 처음이다.
대우건설 측은 "현재는 실제 견본주택과 메타갤러리는 동시에 운영하지만, 앞으로는 메타갤러리를 통해서만 견본주택 서비스를 제공해 비용 등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GS건설은 최근 공개한 '강서자이 에코델타'를 통해 업계 최초로 쌍방향 메타버스 견본주택을 선보였다. 단순히 평면도와 현장 견본주택 사진 등을 보여주는 데에서 나아가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시스템까지 구축한 것이다.
단지에 대해서 더 알고 싶은 사용자는 견본주택 내 마련된 상담창구로 캐릭터를 가져가면 화상을 통해서 실제 견본주택에서 상담받는 것과 같이 상담을 받을 수 있다. GS건설의 메타버스 견본주택은 1개 채널당 최대 1000명을 수용할 수 있고, 채널 수를 늘리면 최대 5만명까지 동시 접속이 가능하다.
GS건설은 또 국내 최초로 메타버스 기반의 안전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를 위해 메타버스 전문 기업인 벤타브이알과 메타버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스마트 안전 보건교육 콘텐츠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건설 재해를 예방하고 시대가 요구하는 안전 보건교육 수요에 대응하고자 미래지향적인 VR 안전교육 콘텐츠를 개발하는 데 상호 협력하고 있다. 또 상호 협력을 통해 건설업과 관련된 위험작업 특별교육, GS건설 필수안전수칙, 사고 유형별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VR기술을 활용해 개발 중이다.
롯데건설은 직방이 자체 개발한 메타버스 공간 '메타폴리스'를 적극 활용해 MZ세대와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메타버스 플랫폼인 '게더타운'으로 신입사원 교육을 진행했고, 지난달에는 메타버스 플랫폼 '젭(ZEP)'에서 신입사원 채용설명회를 개최했다.
건설 전 과정에 빅데이터, AI, 게임엔진 등의 첨단 기술을 입힌 스마트 건설 기술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DL이앤씨는 미국 '팔란티어'와 손잡고 빅데이터 기반 경영 플랫폼인 '디레이크(DLake)'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앞서 이 회사는 건설업계 최초로 공동주택 설계에 BIM을 도입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3차원 정보 기반의 BIM에 공정, 원가, 구매, 품질정보까지 더해진 7차원(7D) 건설현장 관리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한화건설도 건축 BIM 전문 벤처기업인 창소프트아이앤아이와 협약을 맺고 건설현장에서 필요한 자재 수량, 공사 기간 등을 계산해주는 자체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윤용상 한화건설 건축사업본부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건설산업에서 살아남으려면 디지털 전환, 신기술 개발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조건이 됐다"며 "해당 시스템에선 원가절감은 물론 업무 효율성 향상, 수주 경쟁력까지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재용 기자 jay1113@newdailybiz.co.kr
출처:뉴데일리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