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예정자들, 안전진단 결과 관계없이 재시공 요구
인천 검단 아파트 붕괴사고와 관련해 단지 입주예정자들이 발주처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시공사 GS건설을 상대로 ‘전면 재시공’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제2의 광주 화정 아이파크 사태가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1월 HDC현대산업개발이 공사 중이던 광주 화정 아이파크 외벽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입주예정자들은 그동안 지었던 건물을 해체하고 재시공해줄 것을 요구했다. HDC현산은 이러한 요구에 따라 해체작업을 진행 중이다.
붕괴사고가 난 인천 검단 아파트 역시 진행률이 67%로 오는 10월 준공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입주예정자들의 요구에 따라 해체 후 재시공에 들어갈 경우 발주처인 LH와 시공사인 GS건설가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입주예정자들 “안전진단 결과 관계없이 재시공해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인천 검단신도시 자이 안단테 아파트 입주예정자협의회는 8일 성명서를 내고 “LH와 GS건설의 책임 떠넘기기 행태에 아무것도 신뢰할 수 없다”면서 “안전진단 결과와 관계 없이 아파트 단지를 전면 재시공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협의회는 “광주 화정도 아이파크 사고를 겪고 나서도 반성하지 않는 국내 건설업계와 행정 시스템에 분노한다”면서 “재발 방지 대책 수립과 철저한 공사 관리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협의회는 “LH와 GS건설은 근본적인 원인 규명을 위해 협의회와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사고 조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며 “입주 예정자의 정신적·재산적 피해를 최소화할 대책을 마련하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29일 인천 검단지구 AA13-1·2블록 LH 안단테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지하주차장 지붕층 일부가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지하 주차장 1~2층 지붕 구조물 970㎡가 파손됐다. 무너진 지하주차장 상부가 어린이 놀이터였다는 점에서 입주예정자들의 불안도 커졌다.
협의회 및 입주예정자들의 요구에 따라 전면 재시공에 착수하게 되면 발주처와 시공사가 감당해야 하는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재시공은 건물을 해체하고 새롭게 다시 지어야 하기 때문에 인력과 비용면에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또한 몇 년 이상 입주가 늦어지기 때문에 입주예정자들에 대한 금전적인 지원책 역시 뒷따라야 한다.
실제로 광주화정 아이파크 전면 재시공에 들어간 HDC현대산업개발 역시 입주예정자들에 대한 지원책을 놓고 한동안 골머리를 앓았다. 아울러 HDC현대산업개발이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와 관련한 손실 비용만 175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번 붕괴사고로 자이 안단테 아파트를 철거하고 화정 아이파크처럼 전면 재시공을 들어갈 가능성은 낮아보인다”라며 “다만, 입주민들의 우려와 걱정이 큰 만큼 그에 준하는 대응책과 입주지연에 따른 보상이 뒷따라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GS건설과 LH 모두 이번 사건으로 이미지 타격이 큰 상황”이라며 “따라서 최대한 입주예정자들의 의견을 수용하는 쪽으로 방향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출처: [인사이트코리아=선다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