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수소'에 꽃힌 건설업계
[한스경제=김준희 기자] 건설업계가 수소에 꽂혔다. 최근 산업계에서 탄소중립 실현이 중대한 이슈로 떠오르면서 건설사들도 미래 먹거리로 청정수소사업을 낙점하고 관련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미국 블룸에너지, 양사 합작법인인 블룸SK퓨얼셀과 함께 경북 구미에 위치한 블룸SK퓨얼셀 제조공장 내 130kW 규모 고체산화물 수전해기(SOEC) 설비를 구축하고 친환경 수소 시험생산에 돌입했다.
수전해는 전기로 물을 분해해 산소와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SK에코플랜트는 국내 최초로 SOEC를 활용해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 물에서 수소를 분리하는 친환경 수소 생산 실증에 성공했다. 이번 실증에는 일반 전기가 사용됐지만 향후 태양광, 풍력 등으로 생산된 재생에너지를 활용할 경우 생산 전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전혀 없는 그린수소 생산이 가능해진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10월 블룸에너지와 협력 계약을 체결하며 SOEC와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기술 개발 및 생산공장 신설 등에 사용될 약 3000억원 규모 자금을 블룸에너지에 투자한 바 있다. 아울러 그린수소 상용화 등 기술 개발을 위한 공동 기술연구소인 수소혁신센터 건립도 합의했다.
SK에코플랜트는 국내에서 추가적인 실증사업을 진행해 SOEC 기술을 더욱 고도화할 계획이다. 또 블룸에너지와 SOEC 응용기술 개발을 위한 협력도 강화해 세계 최고 효율 그린수소 생산 기술을 확보하고 글로벌 수소 시장 진출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이왕재 SK에코플랜트 에코에너지 비즈니스유닛(BU) 대표는 “이번 실증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세계 최고 성능 수전해 기술을 확보하고 그린수소 생태계 구축을 위해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기업과도 협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롯데건설은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청정기술연구소와 손잡고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 않는 수소 생산 신공법을 개발하기로 했다.
양 측은 국가 연구관리 전문기관인 한국연구재단의 ‘미래 수소 혁신기술 개발사업’을 공동연구해 친환경 수소 생산 공법을 개발하고 나아가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없는 그린수소 생산 및 폐기물 자원화 분야 신규 사업을 기획해 기술사업화에도 나설 계획이다.
롯데건설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기술연구원 산하에 에코에너지 태스크포스(TF)팀을 운영 중이다. TF팀은 관련 국책 및 자체 연구개발 프로젝트 진행, 수소 및 친환경 에너지 전문 인력 운영 등 온실가스 배출 저감과 청정수소 활용을 위한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기술의 일환으로 수소에너지 분야 기술력을 가질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롯데케미칼, 포스코와 협력해 말레이시아 청정수소사업 개발에 나섰다. 지난달 상장을 추진했던 현대엔지니어링은 폐플라스틱과 암모니아를 활용한 청정수소 생산에 투자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바이오 그린수소 생산기술 모식도. /코오롱글로벌 제공
중견 건설사인 코오롱글로벌도 친환경 수소 생산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코오롱글로벌은 국내 최초로 음식물쓰레기와 분뇨, 하폐수처리장 찌꺼기 등 유기성폐기물을 처리하는 신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음식물 폐수로부터 미생물을 활용한 전기분해 방식을 활용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방식이다.
이 기술이 개발·상용화되면 음식물쓰레기 등 유기성폐기물을 처리함과 동시에 수소를 친환경적으로 생산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기술이 보급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정부가 친환경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지원 확대를 시사하면서 향후 가시적 성과도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바이오 그린수소 생산 기술과 저에너지 분리막 수처리 기술, 풍력발전사업 등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 저감과 탄소중립에 기여하는 친환경 기술 개발을 지속해나갈 계획”이라며 “정부가 풍력이나 태양광, 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생산된 전력을 구매 시 가중치를 부여하기로 결정하면서 내년에는 외형 확대와 더불어 수익성 개선에도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준희 기자 kju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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