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전기안전AI센터 개관 눈앞
가상현실 구축 등 첨단 장비 한 곳에
일반인도 직관적으로 체험 가능
정부 차원의 지원은 숙제로 남아
#1 <전기신문>이 과거 수도권 특성화고 전기과 학생들과 인터뷰를 했을 때, 일부 학생들은 전기공사 현장일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다. 이유는 안전 문제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학생 본인은 개의치 않더라도 학생의 부모가 안전 문제로 반대하는 경우도 있었다. 매스컴에서 보도되는 감전사고 등의 사례가 전기공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준 것이다. #2 대중적 이미지와 더불어 경영 리스크도 이제는 안전을 더욱 챙겨야 하는 원인이 됐다. 중대재해처벌법은 건설업계 전반에 안전 관리를 최우선 과제로 만들었다. 그럼에도 전기공사업계에서는 업계 종사자들에게 안전교육을 제공할 시설도, 일반인들에게 안전 문화를 체험할 교육시설도 존재하지 않았다. 건설공사, 소방시설공사 등의 업계가 정부 주도로 관련 시설을 건립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에 전기공사협회는 새롭게 건립한 오송 신사옥의 일부를 할애해 '스마트전기안전AI센터'의 구축 계획에 돌입했다. 그리고 오랜 기다림 끝에 2022년 7월에 정식 개관을 눈앞에 뒀다. 센터는 지난 7일 한국전기공사협회 전국 시·도회장 회의에 앞서 각 시도회 회장들이 방문을 하며 업계 주요 인사들에게도 그 모습을 보였다. 류재선 한국전기공사협회 중앙회 회장과 주기환 서울 동부회장을 비롯한 회장들은 업계 유일의 첨단 안전교육시설을 직접 눈으로 보고 몸으로 느꼈다. <전기신문>도 그 자리에 동참했다. 충청북도 오송 협회 신사옥 교육관에 있는 '스마트전기안전AI센터'는 전기현장의 모든 것을 그대로 옮겨 놓은 하나의 박물관이었다. 1919㎡, 580평 규모 공간에 전기공사현장의 모든 것이 담겨있었다. 감전, 추락, 낙하물 충돌, 유독가스 중독 및 질식 등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사고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또 이에 대한 대비와 예방을 위한 교육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돼 있었다.
첨단 장비도 마련돼있다. VR(가상현실) 체험관은 센터가 자랑하는 첨단 기술의 집약체 중 하나다. VR 장비를 이용, 실제 체험이 제한된 극한의 공간을 구현해낸다. 예를 들어 송전탑 위에서 활선작업을 하는 고공 작업을 실제 현실로 구현하는 건 한계가 있다. 하지만 가상현실인 VR 기술을 활용하면 실내에서도 가능하다. 실제로 VR 체험관을 들어갔을 때, 관계자가 직접 장비를 이용해 송전탑 위를 걸어가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작업자의 시선은 모니터를 통해 모두에게 공유됐다. 작업자는 송전탑 위를 걸어가며 고공 작업을 하고 있었다. 실수로 발을 헛디디자, 경고 화면과 함께 지상으로 추락했다. 첨단 장비를 이용해 실제 공사 현장을 실내에서 구현한 것이다. 밀폐공간 체험관도 눈길을 끌었다. 맨홀 공사 등 지하 현장을 구현해낸 밀폐공간 체험관은 마치 복층 건물에서 아래층이 유리로 둘러싸여 밖에서 볼 수 있는 구조였다. 마치 아쿠아리움 수족관 속에 지하 공사 현장을 구현해낸 듯한 느낌도 받았다. 수조처럼 생긴 밀폐공간 안에는 사람 모양을 한 모형이 쓰러져 있었다. 밀폐공간에 유독가스 중독 또는 산소 부족으로 쓰러진 상황을 재현한 것이었다. 전기공사협회 직원이 버튼을 누르자 쓰러진 인형에 연결된 도르래가 작동하며 인형을 밀폐공간에서 지상으로 끌어 올렸다. 지하 공간에서 기술자가 쓰러졌을 때, 구조 방법을 시연한 것이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도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놓은 점이 인상적이었다. 전기공사협회 관계자는 "평범한 인형처럼 보이지만, 실제 상황과 최대한 흡사하도록 성인 남성 몸무게인 70kg가량 무게로 제작됐다"며 "실제 공사 현장과 최대한 흡사하도록 디테일한 부분에 많은 주의를 기울였다"고 말했다.
센터의 첨단 장비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발걸음을 돌려 응급처치체험관에 들어서니 CPR(심폐소생술)과 AED(자동심장충격기) 체험을 위한 사람 모형들이 바닥에 가지런히 누워 있었다. 얼핏 보면 여타 체험 시설과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이 장비들은 누르는 압력과 속도 등을 실시간으로 측정, 모니터에 수치를 띄워 체험자에게 알려준다. 이를 통해 체험자는 자신의 응급처치가 적정한지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주기환 협회 서울 동부회 회장은 "기다리던 스마트전기안전AI센터를 이렇게 직접 마주하게 되니 감회가 새롭다"며 "센터 건립을 계기로 업계의 안전문화가 새롭게 일어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류재선 협회 중앙회 회장은 "우리 협회와 회원사들의 힘을 한데 모아 이뤄낸 결과인 만큼 뜻 깊다"면서도 "업계의 안전문화 정착을 위해서는 협회만의 힘으론 부족한 만큼, 정부와 유관기관도 힘을 보태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나지운기자
출처 : 전기신문(https://www.elec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