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오후 3시46분쯤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아이파크 아파트 신축 공사현장에서 외벽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사진=뉴스1
광주 서구 화정동 신축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 원인을 수사 중인 경찰이 근로자로부터 "콘크리트가 얼어붙은 모습을 봤다"는 등 부실시공 정황을 뜻하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1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신축 공사현장에서 201동 23~38층 외벽이 무너져 내리는 사고가 발생해 내부에서 작업하던 근로자 6명이 실종됐다. 사고 사흘째인 지난 13일 지하 1층 난간 사이에서 실종자 1명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고, 나머지 5명은 아직 실종 상태다.
17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최근 화정아이파크 붕괴 직전까지 37층에서 설비 공사를 했던 근로자 A씨 등 2명을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했다. A씨 등은 "설비 작업을 하는데 갑자기 천장에서 콘크리트 균열 소리가 들렸고, 놀라서 서둘러 대피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콘크리트 양생(완전히 굳을 때까지 보호하는 작업) 불량 가능성도 집중 조사 중이다. 일부 근로자는 경찰에 "붕괴 직전 일부 층에서 콘크리트가 얼어붙은 현상을 발견했다"고 진술했다.
기온이 낮은 동절기에는 콘크리트가 잘 마르지 않는 문제가 있다. 영하 날씨에 콘크리트를 타설(콘크리트를 거푸집에 붓는 작업)하면 굳기 전에 얼어버려 강도가 떨어지고 철근이 제대로 붙지 못할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건물 외부를 천막으로 밀봉한 뒤 난로나 열풍기를 이용해 보온하고, 양생 기간도 약 12~18일 정도로 하절기보다 더 길게 유지해야 한다.
건설노조 광주전남본부와 HDC현대산업개발 등이 공개한 201동 타설 일지에서는 30층 바닥이 5일, 25층과 27층 바닥은 6일, 37층 바닥은 7일 만에 타설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무량판 구조'로 짓던 화정아이파크 내부에 지지대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량판 구조는 기둥(세로)과 보(가로)를 서로 연결하는 방식과 달리, 보가 없는 대신 바닥과 벽체의 두께를 늘려 하중을 견디도록 한 건축 기법이다.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은 17일 오전 10시쯤 이번 사고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소방당국은 실종자 수색 7일 째인 이날부터 2차 붕괴 우려가 높은 건물 고층부를 중심으로 수색 작업을 진행한다. 앞선 수색에 동원됐던 인명구조견과 첨단장비인 내시경 카메라와 열화상 카메라, 드론을 현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출처:'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