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사 제품에 큰 효과, 탄소중립에도 기여…해외시장 진출할 것"
한국건설기술연구원(건설연)이 개발한 슈퍼콘크리트 기술이 축산 업계에 혁신을 일으키는 동시에 탄소중립 건설 기술까지 선도하며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인정 받고 있다. 지난 6일 대구 엑스코에서 개막한 국내 최대 축산 전문 박람회인 '2023 한국국제축산박람회'에도 출품돼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건설연은 2000년대 초반부터 관련 R&D(연구개발)을 시작했다. 주로 교량, 건축물 등에 이 기술을 적용해 오다 5년 전 축사 제품에 슈퍼콘크리트를 적용하면 큰 장점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때부터 KSC(한국슈퍼콘크리트)에 슈퍼콘크리트 기술이전을 해 콘슬라트, 동물 아파트형 축사인 스마트 애니팜을 공동개발했다.
김병석 건설연 원장(사진)은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그동안 온갖 어려움과 실패를 극복하고 마침내 세계 최고 기술로 인정 받고 있다"며 "지금까지의 성과를 바탕으로 해외시장에도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슈퍼콘크리트는 결과적으로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효과까지 있다"며 "국가 예산 절감, 해외 수출을 통한 국부 창출은 물론 탄소배출량 감축 등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건설연은 2050 및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의 탄소중립 시나리오(건물 부문) 수립 대표기관으로 국가·지자체 온실가스 배출 저감 정책 도입을 지원하는 탄소공간지도 시스템 구축, 제로에너지 건물 기술, 탄소중립 건설 재료 등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고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김 원장은 건설연을 비롯해 20개 연구기관이 협력해 국내 친환경 기술 개발 현황을 공유하고 발전시키는 단체인 환경연구기관장협의회 회장을 맡아 국내 환경 관련 기술을 이끌고 있다.
다음은 김 원장과의 일문일답
-슈퍼콘크리트의 기술적 특성은 어떠한가.
▶일반 콘크리트보다 강도가 4~5배 높은 초고강도다. 나노 크기의 재료를 사용, 조직이 매우 치밀해 수분, 염분, 이산화탄소 등 유해물질의 외부 침투에 대한 저항성이 매우 뛰어나 내구수명 200년 이상을 확보할 수 있다. 동급 세계 최고 수준의 인장강도 기록도 보유했다. 높은 인장강도로 인해 철근을 전혀 사용하지 않거나, 사용하더라도 일반 콘크리트보다 철근 사용량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어떤 면에서 경제성이 높은가.
▶재료를 대부분 국산화하고, 배합비율을 최적화해 고가 재료의 사용량을 줄이는 등 원가를 낮추기 위한 기술 개발에 집중했다. 해외 유사 제품에 비해 50% 이상 제조가격을 낮춰 국제적인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슈퍼콘크리트를 사용한 최적의 구조 시스템과 설계기준을 개발해 부재 두께를 줄이고 철근 사용량을 최소화해 공사비를 최소 10% 이상, 구조물 종류에 따라 20~30%까지 줄였다.
-축사 제품을 개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KSC에 기술이전을 해 다양한 축사 제품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사업화에 노력하고 있다. 축사에는 일반 콘크리트 제품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동물의 배설물에서 발생하는 각종 가스에 의한 콘크리트의 화학적 부식, 청소 시 고압 세척에 의한 콘크리트 마모 등으로 2~3년이 지나면 자갈이 노출되거나 파손된다. 이로 인해 동물에 스트레스를 줘 양육이 잘 안되는 경우가 많다.
내구수명이 긴 슈퍼콘크리트는 축사 제품에 안성맞춤이다. 슈퍼콘크리트 축사 제품은 일반 콘크리트 제품에 비해 단면 두께는 50% 이상, 무게는 75%까지 줄이면서 철근 사용량을 대폭 줄여 제조비용을 20% 이상 절감하고, 탄소배출을 50% 이상 감축시키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탄소중립에도 기여하고 있다.
▶슈퍼콘크리트를 사용하면 일반 콘크리트에 비해 철근 사용량이 대폭 줄고, 콘크리트 사용량도 30% 이상 줄일 수 있다. 이를 통해 탄소 배출을 30% 이상 줄일 수 있어 탄소중립 실현에 크게 기여한다. 교량, 항만, 아파트, 주택 등 인프라 건설에 사용되는 재료는 80% 이상이 콘크리트다. 콘크리트 산업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양은 국가 배출량의 약 10%에 달한다. 건설시장에서 일반 콘크리트를 슈퍼콘크리트로 10% 정도만 대체해도 연간 150만~200만톤의 탄소배출 감축이 가능하다.
출처: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