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건설 플랫폼 서비스 기업 메이사
드론으로 건물 3D맵핑 '콘테크' 이끌어
10대 건설사 중 8곳이 메이사 서비스 이용
"변화 느린 건설시장, 촉진시킬 것"
건설업계가 최첨단 스마트 건설기술을 도입해 설계와 시공오류를 획기적으로 줄이면서 안전성도 높인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비파괴 조사장비나 센서 등을 통해 지형정보를 파악하고 드론이나 로봇 등과 연계해 조립을 자동화하는 시공 등이다.
스마트건설 기술 활성화 지침은 지난 2021년 제정되고 시행됐다. 스마트건설기술을 현장에 도입하려는 움직임도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가운데 드론을 통한 3D맵핑기술에 도전장을 낸 기업이 있다. 30대 청년들이 이끄는 스마트건설 플랫폼 서비스 기업 메이사(대표 김영훈)다.
메이사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3D 맵핑엔진을 자체개발했다. 드론을 활용해 공간데이터를 수집, 분석해 건설현장의 원격모니터링 검측 등 건설현장관리 효율화를 실현하고 있다. 우리나라 10대 건설사 중 8곳이 메이사의 기술을 쓰고 있다. 대표적으로 DL건설이 아파트 건설현장에 해당 기술을 도입, 시공을 마치기도 했다.
메이사를 이끄는 김영훈 대표는 이번이 3번째 창업이다. 안티드론 사업으로 시작해 콘테크(건설(Construction)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기업으로 성장시킨 김 대표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 현장가지 않아도 클릭 하나로 끝, 오류 없는 안전시공 주도
“저희 시스템은 모든 드론에 사용할 수 있어요.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쉽게 소프트웨어를 다룰 수 있고요. 드론으로 지형 등을 모델링할 수 있는 기술은 많지만 전 세계적으로도 건물을 주력 타깃으로 하는 기술은 거의 없습니다”
건물도면은 올바른 시공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지표가 된다. 작업자들은 도면을 가지고 다니면서 줄자로 재며 치수를 확인하는 것이 일상이다. 하지만 인력이 많지 않다보니 작업 공간 전부를 확인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메이사는 드론을 활용해 공간데이터를 수집하고 3D맵핑이 가능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여기에 AI기술과 접목시켜 기존 문제들을 해결하고 있다. 자율비행으로 찍은 수천 장의 사진을 하나로 합쳐 단시간 안에 3D 모델과 정사영상을 생성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해 원격모니터링, 도면대비 진척비교, 측량 및 토공량(土工量) 산출 등 관리가 가능하다. 김영훈 대표는 "전문가가 아닌 누구든 클릭하나만으로 선을 그어 길이가 몇 미터인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치수를 재는 수고를 덜다보니 현장관리자의 안전도 보장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산을 깎아 아파트를 만들 경우 땅이 고르지 못한 경우가 많아 작업이 위험했다. 3D맵핑을 통해 최신 지도를 구현해 기존 도면 위에 엎으면 시공이 잘 되는지 태블릿 PC로 확인할 수 있다.
김 대표는 "휴대폰에 앱을 설치하면 드론이 확인한 위험구간에 작업자가 다가갈 경우 경고해준다. 발파 사전알람 등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건설회사가 현장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도 있다. 김 대표는 "건설현장은 전국 각지에 퍼져있어 건설사가 직접 현장을 찾아 관리하기가 어려웠다"면서 "우리 소프트웨어에 CCTV기능을 연동시키면 지도 클릭만으로 확인하고 싶은 구역을 확인할 수 있다. 드론을 통해 3D맵핑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는 만큼 건설사가 여러 현장을 자체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메이사는 건설현장 뿐 아니라 골프장 관리 솔루션부터 농작물 생태관리, 광산관리 등 다양한 영역에 기술을 접목시켜 비즈니스모델을 확장 중이다. 2021년에는 KAI(한국항공우주산업주식회사)로부터 30억원의 투자를 유치해 합작법인 메이사플래닛도 설립했다. 메이사플래닛을 통해 국내·외 위성 데이터 공급 등 고부가가치 위성 서비스 사업을 추진 중이다.
향후 김 대표는 360도 카메라로 실내 건설현장상황을 관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예를 들어 파이프가 얽힌 실내공간을 수리해야하는 경우 위치를 말로 설명하는데 한계가 있다. 우리가 가진 정밀, 정확도 3D맵핑기술을 실내에도 적용시켜 실내 공간을 VR처럼 구현해 서비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투자 122억 유치 "변화 적은 건설업계 ,바꾸겠다"
메이사는 2명의 서울대 출신 동기인 신승수 메이사 CTO와 최정원 개발팀장이 의기투합하며 시작됐다. 두 사람은 창업경험이 있는 파트너를 찾다 2번의 창업경험이 있던 김영훈 대표를 만났다. 세 사람은 2017년 교내에 '카르타'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해외진출을 위해 중간에 이름을 메이사로 변경했다.)
첫 시작은 전파방해를 통해 안티드론을 잡는 사업을 시작이었다. 하지만 수요가 많지 않다 생각해 경로를 바꿨다. 고민하다 눈을 돌린 것이 건설이다. 2019년부터 건설에 쓸 수 있는 드론으로 R&D를 전환했다. 김 대표는 "이미지분석 및 활용하는 점이 비슷해 가능했던 일"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세 사람은 건설에 대해 문외한이었다. 우연한 기회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전문가들과 조언 및 공동연구를 하며 프로그램을 개발할 기회를 얻었다. 그 과정에서 핵심 기술 중 하나인 드론 활용 토공량 자동산출 시스템 등을 공동 개발했다.
연구개발을 시작 후 소프트웨어를 선보인 첫 해, 건설 3D맵핑기술에 관심 있던 국내 대기업이 메이사와 계약을 맺었다. 입소문을 타고 현재 180여 곳 건설현장과 계약을 체결해 소프트웨어를 운영 중이다. 그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기술이 아무리 좋고 훌륭해도 타이밍이 맞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 시장조사를 정말 열심히 했는데 그 부분이 도움이 된 것 같다. 물론 운도 많이 따랐다"고 말했다.
메이사의 가능성에 투자도 늘고 있다. 지난해 시리즈 B투자유치에 성공한 메이사는 투자누적금 122억원을 달성했다. 국내 기업들도 해외 기술을 사용하다 메이사와 계약을 체결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드론활용 3D맵핑 데이터 플랫폼은 전혀 새로운 기술은 아니다. 해외에서도 서비스하는 기술이지만 김 대표는 "해외 서비스는 광산이나 농업 등에 주로 활용된다. 건설에 특화된 것은 우리가 처음으로 앞선 기술을 갖고있다 자부한다"라며 "우리의 궁극적 목표는 디지털트윈이다. 필요한 부분들을 어떻게 정형화할지 계속 연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메이사는 사우디 석유회사와 협력해 현장에서 자사의 기술을 선보이는 등 해외진출 물꼬를 텄다. 인도네시아 기업과도 협력을 추진 중이며, 해외에 진출 중인 국내건설사와 협력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그는 "스마트건설 플랫폼은 자동차 내비게이션과 같다. 없어도 길을 찾을 순 있지만 한 번 써보면 안 쓸 수 없는 기술"이라며 "건설은 변화가 굉장히 느린 시장이다. 해외에서도 스마트건설 플랫폼을 사용하는 곳은 일부라는 것을 잘 안다. 작은 회사가 기존 산업을 바꾼다는 것 자체가 어렵지만 우리기술을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 진출해 소개해 건설변화를 조금이라도 촉진시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지영 기자
출처 : 헬로디디(http://www.hellod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