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공 같은 외골격 안에 드론 장착
지형 따라 주행·비행 자율적 선택
인명 수색·군사 정찰 임무 등 가능
동그란 철창 안에 갇힌 무인기(드론)처럼 생긴 특이한 형태의 소형 로봇이 개발됐다. 이 로봇의 임무는 자율적으로 땅 위를 구르거나 일시적으로 하늘을 날면서 온갖 험한 지형을 돌파하는 것이다. 재난 현장에서 인명 수색이나 군사 목적의 정찰 등에 이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기업 레볼루트 로보틱스는 최근 공처럼 지상을 구르거나 무인기처럼 하늘을 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소형 로봇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HMR’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로봇의 겉모습은 특이하다. 감옥의 철창을 연상케 하는 동그란 외골격 중앙에 무인기가 자리 잡고 있다. 전체적인 크기는 농구공만 하다.
레볼루트 로보틱스가 HMR이 작동하는 모습을 찍어 인터넷에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 HMR의 가장 큰 특징은 이동 방식이다.
HMR은 땅 위를 달릴 때 동체에 장착된 프로펠러 4개를 전부 가동한다. 이때 프로펠러 방향이 특이하다. 수직이 아니라 수평 방향에 가깝다. 프로펠러에서 생긴 회전력이 헬기처럼 동체를 공중에 띄우는 데 사용되는 게 아니라 땅 위를 달리도록 하는 데 쓰이는 것이다.
땅은 울퉁불퉁하기 때문에 이동 시 자세 제어가 중요하다. HMR 동체에는 이 때문에 ‘자이로스코프’가 달렸다. 자이로스코프는 일종의 팽이인데, 어떤 힘이 가해져도 균형을 유지한 채 특정 방향으로 HMR이 움직이도록 돕는다.
HMR은 도저히 굴러서 극복할 수 없는 가파른 장애물을 만나면 공중으로 뜬다. 다만 하늘을 날면 땅 위를 달릴 때보다 동체에 내장된 배터리의 전기를 5배 더 많이 써야 한다. HMR의 주행과 비행은 인간이 일일이 조종하지 않아도 된다. 임무만 정해주면 자율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레볼루트 로보틱스는 공식 자료를 통해 “무너진 건물에서 인명을 수색하거나 전장에서 정찰을 하려고 할 때 쓸 수 있을 것”이라며 “파이프라인을 갖춘 복잡한 공장 설비 안을 자유자재로 돌아다니며 설비 점검을 하는 데에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출처 : 경향신문(https://www.kh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