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두산인프라, 빅데이터 분석해 제품 개발에 반영
“한국은 연비, 북미는 엔진 스피드, 유럽은 엔진 출력”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개발된 유럽형 21톤급 굴착기 모습. 유럽 고객들이 최고출력 모드를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분석된 점을 근거로 관련 성능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 제공.
“국내 고객들은 건설장비 엔진 출력을 ‘스탠다드’로 놓고 작업을 합니다. 연비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미국 등 북미 고객들은 빠른 작업을 위해 엔진 출력과 스피드를 최대한 높여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최근 진행된 빅데이터 협업 플랫폼에 기반한 업무 문화 추진계획을 발표하면서 대륙별 작업 방식의 차이점을 분석해 제품 개발 등에 활용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앞서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2020년 미국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와 ‘디아이(DI) 360’을 공동 개발했다. 디아이 360은 사내 부문별로 흩어진 데이터를 통합하고 빠르게 분석·공유하는 빅데이터 협업 플랫폼이다.
특히 전세계로 팔려나간 건설장비에서 수집된 빅데이터를 활용해 신제품 개발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고 했다. 디아이360이 건설장비의 티엠에스(TMS) 데이터를 분석한다. 티엠에스는 건설장비에 장착된 단말기를 통해 작업 위치와 가동 상황 등 주요 시스템 상태를 실시간으로 수집·전달하는 기술이다.
분석 결과, 국내 고객은 연비, 북미 고객은 엔진 스피드, 유럽 고객은 엔진 출력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프랑스 동북부 지역 사탕무 작업장을 실제 사례로 제시했다. 이 작업장은 현대두산인프라코어가 유럽에 판매한 21t급 휠굴착기의 절반 가량이 투입된 곳이다. 분석 결과 최고출력 모드인 ‘파워플러스(Poewr+)’ 모드 사용 비율이 50%에 달했다. 이 분석을 바탕으로 올 상반기 출시할 제품은 파워플러스 모드 성능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디아이360 협업 플랫폼은 재고·품질 관리에도 유용하게 활용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기존에는 출고되는 건설장비의 부품 수명을 산출할 때 데이터 처리에만 3주가 걸렸다. 하지만 디아이360을 활용하면 하루 만에 분석할 수 있다. 자재 납기 현황도 매일 확인할 수 있는 등 재고관리 효율성도 대폭 개선됐다. 협력사 불량률 같은 정보도 한 화면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디아이360을 통해 전 세계에 판매된 건설장비의 실시간 가동 정보와 국가별 시장정보 분석이 가능해져 시장 특성에 맞는 신제품 개발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도 빅데이터를 활용한 업무 혁신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함으로써 고객 만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
출처: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