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Bounce코리아] ‘콘테크’가 몰려온다
디지털ㆍ열린혁신ㆍ벤처펀드 ‘자양분’
콘테크 시장 2~3년새 급성장
드론ㆍAI 이미지인식 기술 결합
2주 걸리는 아파트 준공검사
반나절만에 끝내주는 ‘뷰메진’
게임-건설 장벽 허문 ‘텐일레븐’
실감나는 3D설계 솔루션 제공
‘산업재 이케아’ HS하이테크 주목
[글싣는순서]
<상> ‘콘테크’가 몰려온다
<중> 혁신기술 경연장 ‘콘테크’
<하> 콘테크, 승자의 조건은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혁신기술로 무장한 ‘콘테크(Con-Tech)’ 기업이 몰려온다. 콘테크 기업들은 단순히 건설기술의 외부 조달창구를 넘어 인공지능(AI), 드론(Dron), 사물인터넷(IoT), 3D 프린팅 등 각종 첨단기술을 앞세워 오랫동안 대형사들이 주도해왔던 건설산업의 판을 흔들고 있다.
건설산업의 급속한 디지털전환(Digital Transformation)과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의 확산, 수조원대로 성장한 벤처펀드(Venture Fund)를 자양분 삼아 젊고 유능한 창업자들이 경쟁적으로 뛰어들면서 최근 2∼3년 새 콘테크 시장이 급성장했다.
창업 3년차 스타트업 뷰메진은 자율주행 드론과 AI 이미지 인식(Vision) 기술을 결합해 교량과 아파트, 물류창고 등의 안전ㆍ품질을 검사하는 솔루션(매의 눈)을 내놨다. 보통 50여명을 투입해 2주일 정도 걸리던 준공 아파트 품질검사를 반나절 만에 끝내주는 혁신기술이다. 이 회사는 각종 스타트업 경진대회를 휩쓸었고, 프리시리즈(Pre-Series) A 투자도 확정했다. 한국형 차량 공유 사업의 첫 해외(말레이시아) 진출을 성공적으로 이끈 쏘카 부사장 출신의 권혁찬 대표가 최근 경영진에 합류하면서 중량감까지 보탰다. 권 대표는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데이터를 AI 기술로 판독하기 때문에 육안으로 판명하기 힘든 0.1∼0.3㎜의 미세 균열과 누수에 따른 백화현상까지 찾아낸다”며, “중대재해처벌법 대응 등 다양한 품질안전진단 분야에서 쓰이고 있다”고 말했다.
콘테크 시장에선 게임과 건설의 장벽도 허물어졌다. AI 기반 3D 설계 솔루션 ‘빌드잇(BUILDiT)’을 서비스하는 텐일레븐과 건설현장 안전플랫폼(TIRO 엣지)을 제공하는 아이티로는 게임회사 출신이 창업했다. 아이티로 김도형 대표는 게임회사 넷마블의 시스템 설계ㆍ운영 전문가였다.
인력과 자재, 장비 등 건설현장의 자산관리플랫폼을 서비스하는 무스마는 조선업(대우조선해양)에서 출발해 건설업으로 넘어왔다.
반도체 정밀부품 가공회사인 HS하이테크는 3D 프린팅으로 ‘산업재 이케아(IKEA)’를 꿈꾼다. 제주 노형동 5000평 부지에 프라이빗 다이닝룸 등 3D 프린팅 제품을 한데 모은 카페를 이달 오픈한다.
주력 시장도 B2B(기업 간 거래)와 B2C(기업-소비자 거래)를 넘나든다. ‘시공 BIM’ 솔루션회사인 창소프트아이앤아이는 견적부터 자재 구매까지 종합 건축엔지니어링 서비스를 일반 건축주와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플랫폼을 올해 론칭한다.
건설사들도 단발성 R&D로 요소기술을 조달하던 방식에서 콘테크 기업들과 손잡고 긴 호흡으로 기술 고도화를 추진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최근 기술공모전에서 페인팅 로봇 등 11개 혁신기술을 선정한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콘테크 기업의 다양한 혁신기술을 현장에 적용해 생산성이 뛰어나고 안전한 건설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콘테크에 대한 금융권의 시선도 달라졌다. ‘국토교통 혁신펀드’ 1ㆍ3호의 대표 펀드매니저인 김지훈 패스파인더H 이사는 “과거에 비해 국토(건설)분야에서도 투자를 검토할 만한 수준에 올라온 콘테크 기업들이 많아졌다”며, “국토교통 분야를 타깃으로 결성된 벤처펀드가 늘어나면서 젊고 유능한 창업자들이 콘테크 시장으로 몰려오고 있다”고 전했다.
〈용어설명〉 콘테크는 건설(Construction)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건설공정을 디지털화해 생산성을 높이는 다양한 혁신기술을 보유한 회사를 뜻한다. 오픈 이노베이션(열린 혁신)은 건설회사에 필요한 기술과 아이디어를 스타트업을 통해 외부에서 조달하는 방식으로, 지분투자로 혈맹을 맺어 새싹기업을 키우고 내부 혁신을 자극하는 전략이다.
김태형기자 kth@dnews.co.kr
출처: e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