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터널의 안전을 지켜주는 인공지능(AI) 드론이 개발됐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건설연)은 심승보 수석연구원이 이끄는 지반연구본부 연구팀이 도심 지하고속도로를 안전하게 구축하고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생성형 AI 기반의 노후 터널 점검 드론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2023년 말 기준 국내에는 총 2892개의 터널이 있다. 30년 이상 된 노후 터널은 172개로 5.9%를 차지한다. 2033년에는 이 숫자가 740개로 늘어나 전체의 25.6%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터널의 노후 구조물에 대한 안전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이유다. 터널 수의 증가와 노후 터널 점검을 위한 전문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I를 접목한 실질적인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노후 터널을 점검하는 기존 AI 기술은 훈련 데이터가 부족해 건설 현장에서의 활용이 제한적이었다. 딥러닝 모델은 대량의 훈련 데이터가 필요하지만 콘크리트 표면에서 발생하는 박락이나 철근 노출 등 손상 장면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없어 데이터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박락은 콘크리트 표면의 일정 부분이 떨어져 나가는 현상이다.
연구팀은 노후 터널 안전 점검 시 기존 한계를 극복한 ‘똑똑한’ AI 점검 기술을 개발했다. 기술의 가장 큰 특징은 노후 인프라에서만 볼 수 있는 콘크리트 손상을 알아낼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장에서 수집된 영상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한 AI는 24시간 이내에 1만 장의 콘크리트 손상 영상을 합성할 수 있다. 실제 촬영된 영상과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한 수준이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노후 터널에서 콘크리트 손상 여부를 빠르게 파악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AI 기술을 자율주행 드론에 적용시켰다. 현재 작업차량을 이용한 육안 점검이 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도로 점거로 인해 차량 흐름을 방해하고 점검 작업자의 안전 확보에도 취약하다는 문제가 있다. 연구팀은 터널 내부를 자유롭게 주행할 수 있는 드론을 개발해 AI 기술을 적용했다. 드론을 이용해 터널을 점검하면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점검 작업의 안전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선규 건설연 원장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콘크리트 점검을 할 때 훈련 데이터의 부족으로 인한 현장 적용의 한계점을 생성형 AI로 해결할 수 있어 노후 인프라의 안전성을 더욱 향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연 입주기업 '라스트마일'과 함께 진행한 이번 연구는 건설연의 2024 스마트 건설기술 실검증 연구 지원사업인 '터널 안전 점검용 고성능 UWB 기반 소형 AI 드론 주행 기술 개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출처 : 동아사이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