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인공지능(AI) 건설기술 스타트업 '디티오(D.TO)'가 건설업계 고충을 해결할 AI를 기반으로 한 디자인 협업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디티오는 재미 유망 건축가 이영진, 이주헌 대표가 미국 보스턴에서 공동설립한 기업으로, 건축 분야 메인스트림인 미국 현지에서 미국 굴지의 건축설계 기업과 건설회사, 건축자재 회사들로부터 관심을 끌고 있다.
디티오에 따르면, 이 회사의 핵심기술은 새로운 빌딩정보모델링(BIM) 플랫폼상에서 설계를 도와주는 이미지 처리 기술이다. 각종 건축물의 설계과정에서 맞부딪히는 문제점을 유형별로 스마트엔진이 탐지해 분석해주고 설계조건에 적합한 건축자재를 맞춤형으로 검색·제안해준다. 이후 사용자가 선택한 건축자재의 디테일 컴포넌트와 시방서 정보 또한 설계 프로젝트에 손쉽게 통합해 관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건축에서 초기 디자인이 끝난 3차원(3D) 모델은 마감재의 색상과 자재 종류만 선택된 단순한 모습이지만 이후 세부 설계가 어려운 과정이다. 설계 단면도에서 벽을 지나 창문으로 연결되는 부분의 시공 디테일이 잘못됐거나 불완전하다면 이를 잡아주는 마감 처리가 중요하다. 건축가들이 발주된 건축물 세부설계 구현 시, 그리고 건축자재나 설계 변경 시 수십 년간 실제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다.
아울러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탄소배출량 감소 등 에너지 저감, 탄소중립 설계 등에 대한 건축주 요구가 다양화되고, 이에 따른 건축자재 종류, 소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것도 설계 시 고통을 가중시키는 상황이다.
이에 디티오는 설계 업무가 용이하도록 AI가 시공 디테일의 문제점을 인식, 해결책을 제시하고 각각의 세부설계에 적합한 친환경 건축자재 리스트를 추천해주는 동시에 건축가와 자재업체, 시공사 간 요구사항을 놓고 집중적이고 효율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상했다.
특히 탄소중립의 경우 미국 내 에너지 법규 및 건물 인증제 등 규제가 강화되는 것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결과적으로 건물의 에너지 최적화와 외부 환경에 부합하는 설계를 통한 수명 확대는 설계의 절대 요소가 되고 있다는 게 디티오의 설명이다.
이영진 대표는 "BIM만 해도 설계 초반이나 시공 과정에만 쓰이고 설계 중후반 단계에서는 제대로 사용되지 못한다"면서 "BIM과 결합된 AI 기반 설계솔루션은 미국에서도 전례가 없어 시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각적 다이어그램과 건축과학 경험을 토대로 한 비대면 멘토링, 설계조건에 맞는 친환경 자재 검색과 연계, 자재회사들의 타깃 마케팅 채널 등을 제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디티오는 마케팅 측면에서도 주목도를 높였다고 전했다. 그동안 건설 관련 기업들은 고객 확보를 위해 무작위 마케팅에 의존했고 실효성도 낮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대표는 "건축설계자들이 매일 8시간 이상 사용하는 건축설계 소프트웨어야말로 완벽한 마케팅 플랫폼임에도 이를 활용하기 위한 확장 서비스가 마땅히 없었다"면서 "이러한 플랫폼은 사용자가 언제 어떤 정보를 원하는지 정확히 파악하고 맞춤형으로 제공하기 때문에 그동안 외면 받아온 관련 업체의 광고를 유용한 정보로 탈바꿈해 사용자와의 적극적인 소통으로 광고의 친화도와 효율성을 극대화했다"고 말했다.
한편, 창업자인 이영진 최고경영자(CEO)는 서울대와 예일대 건축학 석사를 거쳐 미국 건축설계 회사 '사사키'에서 컴퓨터 기반 디자인그룹 팀장을 역임하는 등 20여년의 건축실무를 경험했다. 이주헌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고려대를 거쳐 하버드대 건축학 석사를 거친 뒤 10여년 이상 건축 전문 소프트웨어개발을 경험한 전문가다. 이들은 2019년 시애틀에서 열린 미국 최대 BIM 솔루션 콘퍼런스 '빌트(BiLT)'에서 건축설계 현업의 어려움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다 의기투합해 창업했다.
디티오는 최근 김기사랩 등 국내외 투자자들로부터 시드라운드를 진행 중이며 유명 액셀러레이터, 건설 관련 투자사들과 논의하고 있다. 또 최근 한국 법인을 세워 국내 개발 인력과 사업 기회도 확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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