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경 2023 SCCI] 스마트건설 당면과제는
기업 스마트건설 성숙도 중간이상
85% “반복 적용ㆍ성과관리 수준”
중대재해 리스크 속 ‘안전’ 화두
5년 후 최우선 투자 ‘AIㆍ빅데이터’
최대 난제는 ‘투자절벽’ 자금조달
[대한경제=김민수 기자]국내 주요 건설사들은 스마트 건설기술을 현장에 반복 적용해 성과를 관리하는 수준에 진입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최대 관심사는 ‘현장 안전’이며, 스마트 건설기술을 통해 이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현재 중점적으로 투자하는 기술분야는 ‘건설정보모델링(BIM)과 디지털트윈’이고, 향후 5년 뒤에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에 대한 기술 투자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스마트건설 기업으로 전환하는데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는 ‘자금 조달’을 꼽았다.
<대한경제>가 지난 15일 발표한 ‘2023 스마트건설기업지수(SCCI)’에는 개별 기업의 SCCI 수준 외에도 전체 21개 조사대상 기업 가운데 18개사가 응답한 스마트건설 현황조사가 포함됐다.
이번 조사에서 기업들은 자사의 ‘스마트건설 성숙도’ 수준을 전체 5단계 중 중간 이상(3∼5단계)이라고 답한 비율이 83%(15곳)로 가장 많았다. 스마트건설 성숙도는 시범적용 수준인 1단계, 기회창출의 2단계, 반복 적용 3단계, 성과 관리 4단계, 혁신 성장 5단계로 나뉜다.
올해도 최우선 과제는 ‘안전’
스마트건설 분야를 주도하고 있는 ‘SCCI 등급사’들의 최대 관심사는 무엇일까. 조사 대상 기업의 36.4%(3개 복수응답 기준)가 ‘현장 안전 및 안전사고 예방’을 최우선 당면과제라고 판단했다. 지난해(33.3%)에 이어 2년 연속 응답률 1위다. 최근 잇단 건설현장 안전사고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경영 리스크가 커지며 위기의식이 더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프로젝트 리스크 관리 및 수익성 향상(29.0%)’, ‘정해진 시간 및 예산 내 건설사업 완수(11.7%)’, ‘회사 프로세스의 혁신 및 업무 비효율성 개선(9.3%)’ 순이었다.
스마트 건설기술 적용에 따른 기대효과 역시 ‘현장 안전 및 안전사고 예방(30.2%)’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는 전년(20.4%) 대비 9.8%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지난해 응답 1순위가 ‘회사 프로세스의 혁신 및 업무 비효율성 개선(25.9%)’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1년새 안전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졌다.
이 밖에도 ‘프로젝트 리스크 관리 및 수익성 향상(20.4%)’, ‘프로젝트 성과의 실시간 관리 및 신속한 의사결정(16.0%)’ 등의 답변이 많았다.
반면 ‘미래 인재 확보 및 인력 양성’, ‘친환경 건설 및 건설폐기물 축소’, ‘기업 경쟁력 강화 및 글로벌 시장 진출’ 등에 대해서는 당장의 과제로 인식하지 못하거나, 스마트 건설기술로 인한 변화의 기대감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BIM‧디지털트윈 중점 투자
건설사들이 주로 투자하는 스마트 건설기술은 무엇일까. 현재와 미래로 나눠 조사했다.
현시점에서는 전체 조사 대상의 45.7%가 ‘BIM 및 디지털트윈’을 최우선 투자 기술로 선택했다. BIM 및 디지털트윈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우선 투자 기술로 꼽혔는데, 전년도(29.6%)에 비해 16.1%포인트 올랐다. 이어 ‘공장제작 및 모듈화(16.0%)’, ‘건설드론(11.1%)’, ‘건설현장 자동관제 및 디지털 사업관리 기술(9.3%)’ 등의 순이었다.
건설사들은 향후 5년 후 최우선 투자기술로 ‘AI 및 빅데이터(35.8%)’를 꼽았다. 이 역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5년 후 집중 투자할 미래 기술로 변동이 없었으며, 전년(24.1%) 대비 11.7%포인트 증가했다. 이어 BIM 및 디지털트윈(16.0%), 공장제작 및 모듈화 기술(12.3%) 순으로 미래 투자를 늘릴 것으로 제시했다.
향후 5년 후 기술투자 우선순위는 크게 뒤바뀔 것으로도 예상된다. 현재 건설사들이 활발히 투자하고 있는 건설드론의 경우 5년 후에는 투자 수요가 거의 제로(0)에 가까운 것으로 봤다. 이와 달리 현재 투자 제로 수준인 ‘시공자동화 및 건설로봇’ 기술은 5년 후 투자 대상 기술로 답한 비율이 8.6%로 높아졌다.
이 밖에도 3D프린팅, 블록체인 기술 등은 현재는 물론이고 미래에도 투자 우선순위로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 어려움은 ‘자금 조달’
SCCI 참여사들은 어느 건설사보다 빠르게 스마트 건설기업으로 전환하고자 하지만, 그 과정에 있어서 자금 조달이 가장 어려운 점이라고 응답했다. 조사 대상의 23.6%가 ‘스마트 건설기술 도입 및 확대를 위한 투자’ 문제를 최대 애로사항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조사에서는 인력 문제(스마트 건설기술 수행 역량 및 전문인력 확보)가 27.8%로 가장 높았으나, 최근의 자금시장 경색으로 인한 ‘투자 절벽’이 심화되면서 자금조달 문제가 최대 현안으로 부각됐다.
이외에도 ‘새로운 스마트 건설기술 개발 및 통합의 어려움(18.8%)’, ‘스마트건설 조직 구축 및 전문인력 확보(18.1%)’ 등이 애로사항으로 제시됐다.
스마트 건설기술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역할로는 ‘스마트 건설기술 도입 및 적용에 따른 비용 반영’ 문제가 23.6%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정보보안 및 개인정보 보호 문제(18.8%)’, ‘스마트 건설기술 도입 및 적용을 위한 발주처의 권한 강화(18.1%)’순으로 제시됐다.
〈설문조사 참여기업(18개사)〉
삼성물산, 포스코이앤씨,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DL이앤씨, GS건설, 대우건설, SK에코엔지니어링, 금호건설, 롯데건설, 우미건설, 쌍용건설, 코오롱글로벌, CJ대한통운 건설부문, 계룡건설, HDC현대산업개발, HL디앤아이한라, SK에코플랜트
김민수 기자 k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