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기계가 친환경 건설장비를 확대하며 ‘탄소중립’ 달성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현대건설기계는 상반기 코로나19에 따른 시장 봉쇄, 원가 상승 영향으로 성장세가 둔화됐지만, 하반기 친환경 엔진을 장착한 건설장비를 앞세워 반전을 노리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기계의 올 2분기 매출은 8751억원, 영업이익은 3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4%, 43% 감소했다. 상반기 전체적으로도 매출은 1조8075억원으로 1년 전보다 1.5% 확대에 그쳤고, 영업이익은 40.3% 감소한 834억원을 기록하며 실적이 부진했다.
북미·유럽·인도·브라질·신흥(직수출) 시장 매출이 증가한 반면 ‘제로 코로나’에 따른 봉쇄 조치를 이어간 중국시장 매출이 줄며 전체 성장을 발목 잡았다. 여기에 원자재와 물류비용 상승, 선적 이월, 판매보증정책 조정에 따른 충당금 추가 설정 등 일시적 요인들이 겹치며 이익폭이 축소됐다.
현대건설기계는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중국시장 환경이 인프라 투자 확대와 성수기 이연 효과로 크게 개선되며, 선진시장은 탄탄한 딜러망과 백오더(밀린 주문량) 기반 매출 확대를 예상했다. 신흥시장도 인도네시아·중동 등 자원보유국의 채굴용 장비 판매 효과에 따라 수요 우위를 지속할 것으로 진단했다.
현대건설기계는 하반기 수요가 견조한 지역을 중심으로 제품가격을 인상해 수익성을 방어하는 한편 현대두산인프라코어(HDI)의 친환경 소형디젤엔진(G2)를 장착한 제품 판매로 공급망 안정화를 꾀하고 있다.
정명호 현대건설기계 재무담당 상무는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8월부터 기존 소형 굴착기에 일본 얀마사의 엔진 대신 현대두산인프라코어의 G2 엔진을 적용한 제품을 판매할 것”이라며 “그룹 내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G2는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배기규제 기준을 만족하는 산업용 소형 엔진이다. 디젤엔진 연소 때 발생하는 각종 유해 물질을 줄이는 신연소기술을 적용했다. 높은 출력을 내면서도 연료 소비가 적어 친환경 엔진으로 꼽힌다.
현대건설기계는 G2 적용 제품을 굴착기부터 휠로더, 산업차량 등으로 확대하면서 얀마 엔진 의존도를 낮춘다는 계획이다. HDI와의 시너지 제고는 물론 원자재·부품 조달에서부터 최종 판매에 이르기까지 전체 밸류체인 상에서 친환경 공급망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이달 G2 장착 제품판매에 이어 내년에는 전기 전용 플랫폼 기반 1.8톤급 미니 굴착기를 국내 시장에 선보일 방침이다. 이 전기 굴착기의 경우 소비자 반응을 확인하면서 2024년까지 2.7톤급, 3.5톤급으로 라인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건설장비 시장은 배터리를 이용한 전기 장비 상용화 이후 수소 연료전지를 이용한 전기 중대형 장비로 범위를 키워갈 전망이다. 수소 연료전지는 배터리에 비해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고 충전시간이 짧은 장점을 가져 장시간 운전이 필요한 중대형 건설장비에 적용 가능한 기술로 지목된다.
현대건설기계는 수소연료 엔진을 탑재한 14톤급 수소 휠굴착기를 2026년 상용화 목표로 개발 중이다. 수소로의 동력 전환을 통해 2030년부터는 제품 포트폴리오의 83%, 2040년까지 97%를 친환경 제품으로 구상한다는 계획이다.
현대건설기계 관계자는 “친환경 고효율 전략모델을 앞세워 유럽을 중심으로 빠른 성장이 예상되는 전기 굴착기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라며 “친환경 엔진과 함께 연료 측면에서도 탄소배출을 줄이는 바이오디젤 사용을 늘려 탄소 저감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김보베 기자
출처: 뉴데일리 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