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가 2025년부터 시행 예정인 항만 공공건설 분야에서 ‘건설 정보 모델링(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BIM)’ 도입을 촉진키로 하는 등 항만 분야에도 BIM 도입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BIM은 초기 설계부터 준공 이후 유지관리 단계까지 전 생애 주기에서 생산되는 정보를 3차원 입체 모델링을 통해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기술로, 건축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용되다가 최근 국내외 토목 분야로도 적용이 확대되는 추세다.
3일 해수부와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최근 해수부를 주축으로 항만건설 분야 BIM 적용과 관련된 엔지니어링 사업과 연구개발(R&D)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KMI와 (주)세광종합기술단에서 수행한 ‘GIS·BIM 기술을 활용한 건설사업 관리방안 도입 연구’ 용역에서는 항만건설사업 통합관리시스템 구축방안 도출, GIS(지리정보시스템)·BIM 통합플랫폼 개발 등을 통해 항만 분야에서의 BIM 도입 기틀을 마련했다.
이번 연구용역을 통해 항만건설 사업의 전(全) 주기 관리체계 마련을 위한 BIM의 적극 도입 필요성이 제기됐다. 아울러 △국내 항만 분야의 BIM 활용 여건을 개선하고 조기 정착을 위한 적정 수준의 예산 반영 △BIM 적용지침 및 실무요령 마련 △항만건설 사업 BIM 적용 의무화 기준 설정 △항만 법정 기본계획 반영을 위한 후속 연구 필요성 등이 제시됐다.
또한, BIM 기술기반 국내 항만건설 사업의 첨단화 정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2030년 목표로 항만건설 사업의 BIM 기술도입 로드맵을 마련했다. 엔지니어링 사업을 주도한 KMI에 따르면, ‘부산항 신항 서컨테이너 2-6단계’를 대상으로 즉시 적용 가능한 기술을 적용한 시범사업 결과, 향후 BIM 본격 도입에 따른 효과는 충분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이번 사업에서는 단순 모델링을 넘어 드론사진 측량, GIS데이터, 각종 설계데이터를 접목해 가상현실(VR) 통합플랫폼을 시범 구축했다. 이를 통해 현장 기술자 및 관리감독자와 비대면 설계검토, 시공관리 등 다양한 활용성을 점검하고, 항만시설의 전 주기 관리체계 마련 가능성을 확인했다.
기존 건설은 2차원 설계 도면을 공사 단계별로 작성해 공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BIM을 활용하면 도면 제작과 동시에 재료, 수량, 시공 일정을 손쉽게 확인하고, 시공 요소 간 간섭 등을 예측해 즉각 설계와 일정 수정이 가능하다. 따라서 기존 방식 대비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게 BIM 도입의 장점이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BIM 도입 초기에는 비정형화된 건축물이나, 복잡한 시공 요소가 많은 고층빌딩 등 주로 건축 분야에 BIM이 적용됐다.
최근에는 토목 분야에서도 복잡한 요소가 많은 지하철·터널 등을 중심으로 BIM 도입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미국·영국·독일과 일본·싱가포르 등에서는 BIM 도입이 의무화되는 추세다. 국내에서도 호남고속철도 등 인프라 건설사업에 BIM이 활용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기술 도입에 따라 이제 BIM은 기반시설 관리체계 구축을 위한 플랫폼으로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항만 분야에서 BIM 도입 필요성이 점차 강조되고 있다. 항만시설은 복잡성은 타 구조물 대비 낮을 수 있지만 호안, 매립, 지반개량, 상부 구조물, 하역장비 등으로 장기적으로 공사가 이어지고, 30년 이상으로 긴 내구연한이 특징이다.
이를 고려하면 ‘설계-시공-운영-유지관리’로 이어지는 각 단계에서 생성되는 정보를 연계하고 관리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특히, 각 단계별 추진 주체가 상이한 항만개발 사업의 특징을 고려하면 이러한 정보를 일원화해서 일관된 유지관리가 가능한 체계가 있어야 한다. 나아가 자동화 하역장비 등으로 초연결·최적화가 이뤄지는 스마트항만 구축을 염두에 둔다면 디지털 관리체계를 위한 BIM 도입은 필수적이다.
KMI 관계자는 “이번 연구를 통해 정책적 방향성이 설정되고, 해수부 R&D ‘생애주기별 항만시설 통합운영관리를 위한 BIM 기반 기술개발 연구’를 통해 기술과 플랫폼은 마련된 만큼 후속 연구와 항만 건설사업에 BIM 기술의 신속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출처:부산일보(www.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