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내 대표건설사들이 디지털전환(DT), 스마트건설기술 등을 소개하며 미래 비전을 선보였다.
창립 20주년을 맞아 건설산업비전포럼이 주최하고 국토교통부가 후원하는 건설산업비전포럼이 6일부터 7일까지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렸다.
첫날 행사에는 현대건설, 삼성물산, GS건설, 포스코이앤씨, DL이앤씨, 대우건설, 한미글로벌이 ‘디지털 전환시대와 건설산업의 미래’라는 주제로 디지털전환, 스마트건설기술 관련 전략과 현황을 발표했다.
디지털 기술발표회가 열린 과학기술회관 대회의실2에는 많은 관계자들이 찾아왔다. 빈 의자 없이 자리가 채워져 건설산업 미래에 관한 고민과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주제 발표 뒤 활발한 질문과 답변도 이어졌다.
스마트건설기술은 건설사들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원천기술이 아닌 정보기술(IT)기업들의 기술이 기반이라는 한계점을 지니고 있다. 또한 기술 발전과 적용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도 많았다.
다만 로봇, 드론, 디지털트윈, 3D프린팅 등 기술을 적용·관리하면서 목적에 따라 시공사가 적절하게 다뤄야한다는 데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국내 대표 건설사들은 스마트건설기술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현장 안전과 보수적 문화, 기술개발의 한계로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하지만 시공 현장의 생산성, 안정성, 품질향상 등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스마트건설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대체적으로 각 건설사들이 스마트건설기술을 적용하는 방법은 비슷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장점검 로봇을 통해 현장을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으며 현장 노동자가 안전장비를 착용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또한 드론을 통해 토질 측량 등을 진행하고 공사가 설계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한 눈에 파악하는 모니터링 체계도 이미 현장에 적용됐다.
건설정보모델링(BIM),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자재 소요량, 건설자재값 예측, 구매에 필요한 예산 등을 구체화하고 비용을 아끼는 방안도 타진하고 있다. 이에 더해 시뮬레이션을 통해 최적의 시공방안도 도출할 수 있게 된다.
아직 3D프린팅 기술개발은 더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기술 임계치를 넘어가면 적극적 기술도입을 통해 정형화되지 않은 건축물 설계와 원가절감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됐다. 3D프린팅으로 제작하면 제작기간은 50%, 시공비는 60%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김동구 현대건설 건설자동화연구팀장은 ‘스마트건설기술의 오늘과 내일’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스마트건설기술 핵심은 4차 산업혁명 기술에 기반을 둔 건설자동화 및 디지털 혁신에 있다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제조업과 비교해 건설업은 생산혁신 속도가 늦지만 반대로 보면 높은 발전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며 “스마트건설기술은 초기비용이 높고 현장에서 문화적 저항 등이 있지만 기술수용 속도가 빨라질 것이다”고 내다봤다.
정연성 GS건설 건설정보모델링 팀장은 ‘건설정모보델링 기반 건설산업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주제발표에서 “시공에 관한 정보는 시공사만이 가지고 있고 이런 정보들을 3D 입체정보로 저장·활용하는 디지털트윈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를 바탕으로 예상되는 현장 위험을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건설정보모델링, 공장제작건설(OSC), 3D스캐너(구조물 측정) 기술을 묶어 현장의 문제점을 해결한 사례를 소개하며 “시공 위험을 발 빠르게 찾아 대처하는 등 스마트기술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 것인가에 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바라봤다.
DL이앤씨는 국내 기술형입찰을 추진하면서 당장 사용할 수 있는 설계자동화 및 건설정보모델링 협업플랫폼 개발 대표사례로 남해 서면~여수 신덕 국도건설공사(해저터널)를 소개했다.
건설정보모델링을 통해 기존 1차선으로 계획됐던 기본계획의 ‘관광 활성화의 길’에 더해 공사비를 아끼면서도 ‘산업 발전의 길’을 추가했다. DL이앤씨는 이를 통해 설계평가회의에서 경쟁사보다 높은 점수를 받아 수주에 성공했다.
정권삼 DL이앤씨 부장은 ‘생성형 설계(Generative Design)를 활용한 설계자동화’ 주제발표에서 “건설정보모델링 기반 설계 자동화를 위해 데이터 표준화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힘을 쏟고 있다”며 “토목사업마다 개별 특성이 강하지만 특화기술을 개발하고 있고 터널 등을 전략공종으로 두고 기술개발에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성형 설계는 컴퓨터 알고리즘을 활용해 특정 목표와 제약 조건을 기반으로 모든 설계 가능성을 분석하고 탐색하는 전략을 말한다.
건설현장에 적용되는 스마트건설기술뿐 아니라 스마트홈, 스마트시티와 관련된 기술도 소개됐다. 삼성물산은 공동주택, 빌리지(마을) 단계를 넘어 스마트시티 단계로 확장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김종훈 삼성물산 마스터는 ‘건설 상품의 스마트화와 디지털트윈’이란 주제를 발표했다. 대표 사례로 2020년 9월 시공을 시작해 2021년 12월 준공한 부산 에코델타시티(EDC) 스마트빌리지 구축 사례를 들었다.
이는 도시 전체를 스마트빌리지로 조성하는 사업으로 물환경, 에너지, 생활헬스, 스마트홈, 교통, 주민안전 등 6대 핵심테마를 중심으로 플랫폼 기반의 종합관제가 구축·운영되고 있다.
이밖에 이명호 대우건설 디지털전략 개발담당은 ‘건설업의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현황 및 대응전략’을 발표하며 “건설업은 발주처, 시행사, 시공사 등이 함께 하기 때문에 정보가 분산돼 있어 정보를 모으기 어렵고 인적자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면서도 “디지털화가 가능한 아이템을 발굴하고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근형 포스코이앤씨 디지털혁신그룹장은 분양마케팅에서 인공지능(AI)이 적용될 수 있는 모델을 선보였다. 전국 219개 시군구의 10년 동안의 데이터를 모아 분양성 등급을 평가하고 예측모델을 개발해 지수화한 것이다.
모델 정확도는 70% 정도로 수도권·5대 광역시는 80%, 중소도시는 60% 수준의 정확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글로벌은 유일하게 비시공사로 참여해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한 건설산업 혁신’을 발표했다. 차홍석 한미글로벌 전무는 건설사 및 프로젝트 관련자들이 필요한 정보를 찾고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 협업과 생산성 향상을 이뤄내는 방법을 소개했다.
출처: 류수재 기자